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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 중국편, 원작과 같은듯 다른 (중드 무료보기)

아시겠죠? 발행일 : 2023-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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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재미있게 봤던 일본드라마 심야식당이, 한국판과 중국판도 있더라. 한국판은 안봤고 이번에 POOQ에 올라온 중국판에 눈길이 가서 보았다.

심야식당 한자 그대로 쓰면 深夜食堂(shēnyèshítáng 션예싀탕) 인데 공교롭게도 중국어로도 동일한 한자를 사용하고 있어서 제목이 같다.

식당 내부의 모습은 일본판과 같이 ㄷ자형 테이블이다. 단골 손님들끼리 친구가 되고, 초면의 손님과도 서스럼없이 대화하는 정내미 넘치는 사랑의 심야식당 ㅎㅎㅎ

기실 일본인들이 초면에 그렇게 서스럼없이 교류하지는 않는거 같은데. 여행가서도 어디 식당에서 모르는 사람끼리 대화하는건 본 적이 없다. 어찌보면 삭막한 현대사회에서 사람의 정이 그리운 일본사람들에게 이런 포맷이 잘 먹혔던걸지도.

일본 원작에서는 도시의 후미진 뒷골목에 허름하게 자리잡고 있었다면, 중국판에서는 네온싸인 번쩍이는 유흥가 한켠에 위치해 있다.

심야식당이 원래 자정에 열어서 새벽에 문닫는 곳이라 사연 하나씩 있는 지친 영혼들이 도시의 밤을 달래기 위해 들르는 곳이다. 화려한 조명과 취객들 옆에 잔잔하게 자리한 심야식당의 모습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일본판과 같이 메뉴는 단 하나. 한국어로 모둠탕이라고 번역해놨네. 자막처리만 해도 될 것을 이렇게 열심히 덮어씌워놨다 ㅎㅎㅎ 원래 중국어로 뭔지 궁금해서 찾아봄

大锅菜 라고 씌여있구나. 큰냄비요리. 우리말로 치면 모듬전골 같은 것이다. 20위안 3500원 엄청싸다... 거기 어디니 나도 가서 좀 먹자

야채와 고기를 불맛나게 볶은 뒤, 양배추 두부 곤약을 넣고 육수를 부어 끓인다. 오... 전골을 할 때 이렇게 먼저 볶아주고 하면 더 맛있으려나??

심야식당도 요리 드라마이다 보니 맛깔나는 비쥬얼로 요리를 표현하는게 중요한데, 중국 요리는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기대된다. 화려함을 추구하는 중국 요리가 심야식당에서 절제된 미를 보일 수 있을 것인가.

일본 원작에서는 정말 별거도 아닌 걸 대단한 요리처럼 잘 포장하는 기술이 일품이었지. 맨밥에 버터올리고 간장부어서 먹는걸 무슨 요리라고 이름까지 붙이질 않나... 하튼 일본애들 지네문화 과대포장 기술은 정말 뛰어나다고 생각하면서 봤던 기억이.

일본 원작에서는 '마스터' 라는 호치으로 불렸는데, 심야식당 중국편에서는 라오반 老板(lǎobǎn)이라고 불린다. 라오반은 중국어로 사장인데 그냥 이런 조그만 가게 사장도 라오반이라고 한다.

라오반 역을 맡은 배우는 71년생 ▶황레이이다. 원작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여기서도 얼굴에 칼빵분장을 했다.

심야식당은 매 회 나오는 등장인물의 사연을 소개하고 요리를 통해 치유해주는 옴니버스식 구성이다. 중국편에서는 회마다 에피소드가 끝나는게 아니라 2화 또는 3화에 걸쳐서 진행된다. 

총 40화로 구성되어 있다. 중국 드라마 아니랄까봐 심야식당도 장편이라니...

첫번째 에피소드는 마크의 딸이다. 훤칠한 외모이지만 청각장애인에 문맹인 마크는 사람들 속에 어울리지 않고 원양어선을 타며 혼자만의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어...버....어.....어... (여기좀 봐봐 내가 무엇을 주워왔는지 보라고 라오반)

아기득템 ㅋ

버려진 아이를 주운 마크는 딸로 키우면서 아빠로써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다.

아이가 겁나 귀엽고 똑똑함. 유치원 꼬맹이가 혼자 살거 리스트를 적어서 마트에서 장을 본다. 이나이때는 엄마한테 사줘사줘 울고불고 때쓰기 바쁠 나인데 말이지.

이렇게 그림으로 그려서 돼지고기랑 계란이랑 무를 산다 귀엽 ㅋㅋㅋㅋㅋ 

아빠가 다른사람들과 달리 부족하다는 걸 알지만 자신을 사랑해주는걸 알고 그런 아빠를 잘 따르는 딸 러러. 정말 요 꼬맹이 야물딱진 연기가 일품이다.

러러는 매일 이렇게 라오반이 싸준 도시락을 갖고 마크가 일하는 곳으로 가서 함께 먹는다. 러러가 야채 안먹고 고기만 좋아해서 이렇게 햄 소세지 튀김 생선 고기로만 반찬을 넣어줌 우왕

신기한건 러러가 마크를 아빠라고 부르지 않고 이름으로 마크라고 부르는 점이다. 아기때 입 트이면서 아빠소리가 먼저 나온게 아니어서 그런가??

매주 금요일은 마크와 러러가 심야식당에 와서 라오반이 해주는 저녁을 먹는다. 고기만 먹는 러러의 영양보충을 위해 야채를 듬뿍 갈아넣은 고기산적과 브로콜리 스프 등등 

나오는 음식들 비쥬얼이 뭔가 중국요리 특색은 많이 느껴지지 않고 키즈메뉴스럽다 ㅎㅎㅎ 아무래도 첫번째 주인공이 러러라서 ㅎㅎ

그러던 어느날 러러가 다치게 되고, 마크가 친아빠가 아니란 걸 알게된 병원측에선 마크의 경제상황과 장애가 육아에 부적절하다고 판단하여 러러의 친부모를 찾으려고 한다. 아니 애가 저렇게 똑부러지고 천재수준인데 보통 부모들보다 훨씬 잘키운거 아니야!? ㅡ,.ㅡ

과연 마크는 딸을 되찾고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지...

보다보니 감정이입되서 저렇게 딸 키워놨는데 빼앗아가면 얼마나 세상 무너지는 마음일까 하고 슬펐다. 일본판 심야식당은 마음 깊은곳에 응어리진 상처를 요리를 통해 치유하는 잔잔한 힐링 느낌인데, 중국편은 보다 생생하게 이야기 하나하나를 다루는 느낌인 것 같다. 

확실히 이제는 중국 예능이나 드라마 리메이크 수준이 장난아닌듯 정작 중국대륙에서는 평가가 매우 안좋았던 드라마인데, 내가 보기에는 재밌는데? 뒷편들 좀더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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